첫 직장을 다닐 때,

한참 호출기(삐삐)와 시티폰[각주:1], 그리고 비싼 휴대폰이 혼재하고 있었지요.

저는 그냥 호출기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직장 생활에 좀 익숙해질 무렵

호출기는 그나마 잘 견디는데, 시티폰은 금방 사라지고 슬슬 휴대폰 붐이 일어나더군요.

직원들 너도나도 하나씩 장만하기 시작하고… 

 

전 안 했습니다.

딱히 저는 안 불편하더군요. 연락을 원하는 상대방은 불편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ㅎㅎㅎ

 

당시, 휴대폰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한참 보급을 하던 때라 급속도로 가격은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같이 일하는 후배직원이 자기 어머님께서 SKY건물에서 일하시는데

마침 좋은 가격으로 휴대폰이 나왔으니 생각 있음 하나 장만하라고 권하더군요.

 

SKY IM-777




사실은  

   

폰에 대한 자세한 사양은 여기로 클릭

 

액정 크기를 보시면 알겠지만, 문자를 사용하기엔 턱도 없습니다.

그저 오는 전화번호나 확인하는 정도. 그리고 문자 보내려면 한글을 입력하는 방식이 특이했습니다.

자판을 쳐서 글자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고, 완성된 글자를 고르는 방식이였죠.

그래도 저 당시 휴대폰 중엔 액정크기가 큰 편이였습니다.

게임도 있었는데, 화성탐험대라는 게임을 곧잘 했었죠. ㅋㅋ

 

꽤 오래 사용했었습니다.

다른 폰들은 컬러액정에 좋은 소리, 슬슬 카메라까지 달려 나오는데도 전 계속 사용했었습니다.

고장 안 나니깐요.

 

하지만, 세월 앞엔 장사없다고 키패드가 인식을 제대로 못하기 시작했습니다.

A/S센터에 가서 청소를 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래 봐야 오래 못 간다. 그냥 바꿔라. 요즘 공짜로 주지 않냐?

이런 말들이 난무했었습니다. ㅡ,.ㅡ

 

슬슬 지겨워 지기 시작했는데, 이 참에 바꾸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통화 잘되고, 배터리 오래 가고, 잔고장 없으면 된다.

 

그 당시 유행하는 64화음 어쩌고, 카메라 어쩌고, 칼라액정 어쩌고…. 다 필요 없다.

위 조건만 맞고, 가격이 싸면 된다.

그렇게 해서 고르게 된 폰이 아래와 같습니다.

SCH X-350


SCH – X350 삼성 제품이지요.

명품이라는 소리까지 들은 폰입니다. ㅋㅋㅋ

 

폰의 사양

 
 

물론 사용 잘 했습니다. 고장없이요.

케이스를 씌워 사용했었는데, 케이스는 깨지고 흠집이 많이 나서 여러 번 바꾸었지만 폰은 정말 깨끗했었죠.

주위 사람들이 폰 모시고 사냐? 했을 정도로…

나중에 폰을 고르는 조건에 ‘문자 잘 되야 한다’가 추가되는데 이 폰을 사용하고 나서부터 입니다.

저의 문자 생활은 이 폰으로 시작했었거든요.

 

이 폰 사용하는 동안,

휴대폰의 변신은 화려하더군요.

카메라 기능은 본격적인 디지털카메라를 위협할 정도이고, 음악기능에 슬라이드폰까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전화 잘 되고 고장 안나고…

바꿀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사용하였으나, 역시 세월이 가니 키패드가 하나씩 오락가락 하더군요.

가끔 죽기도 하고.

 

바꿀까 말까 하는 중에,

결혼기념일이 다가오고, 아내도 슬슬 휴대폰이 필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업을 가졌거든요.

그래서 다시 휴대폰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참 유행중인 슬라이드폰은 왠지 꺼려지고, 위 조건에 맞는 폰을 찾다보니 아래의 폰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모토로라의 StarTAC III MS-900 입니다.

먼저 디자인이 맘에 들었고, 튼튼해 보이고 배터리 오래 갈 것 같더군요. 왜냐 하면 카메라 같은 다른 기능이 없었으니깐요.

그리고 전에 없던 기능이 더 있었습니다. 바로 MP3기능이죠. 하하하하.

비록 외장메모리가 지원이 안되 들어가는 MP3파일은 겨우 열 몇개 정도였지만,

폰으로 통화와 문자 외에 다른 걸 할 수 있다고 알게 해준 폰입니다. ㅎㅎㅎ

역시 나중에 폰 고를 때 조건이 추가가 되는 계기이죠.

좋았던게 하나 더 있는데 ‘텍스트파일 보기’ 기능입니다.

어둠의 경로에서 구한 소설을 넣고 보면 딱 좋았습니다. 이동 중이나 대기해야 될 경우, 시간 보내기는 그만이였죠.

 

제일 만족하며 사용했던 폰입니다. 물론 지금 다시 사용하라면 카메라와 모자란 외부메모리때문에 꺼려하겠지만

그 외 부분은 제일 좋았습니다.

 

한 2년 사용하다가 다음폰으로 넘어가게 가게 되는데 이유는……딱히 없었습니다. ㅡ,.ㅡ

다음 폰은 충동적으로, 즉흥적으로, 지름신 때문에, 그 날 뭐가 씌여서……

 

지금까지 많은 폰을 사용해본건 아니지만, 다음 폰은 처음으로 조금 후회를 했더랬죠.

 

 

 

어느 날,

지인이 휴대폰을 바꿨답니다. 뭘로 바꿨냐? 물으니 위 사진과 같은 모토로라의 Z6m 이랍니다.

추가 비용없이 – 하지만 부가서비스 한달 사용 조건 - 바꿨다고 하더군요.

카메라에 유행이 살짝 지나긴 했지만 슬라이드 방식.

외장메모리를 지원해서 MP3 파일도 많이 들어가고.

이렇게 좋은 조건이 있으면 진작 좀 알려주지 하고 징징거리니 다른 곳에서 비슷한 조건으로 파는걸

알려주더군요.

그저 거의 공짜에, 음악 많이 들을 수 있고, 한 때 유행인 슬라이드폰, 카메라까지….

그냥 질렀습니다.

 

그 지인 이 글 읽을텐데…ㅎㅎㅎ….

저는 사진과 같은 오렌지로 했지만, 여기(클릭)로 가보시면 지인은 다크그레이로 했죠.

처음에는 오렌지를 한 저를 부러워했는데(오렌지 부러워 한 이야기 클릭)

나중에 실제로 보고 나선 하나도 안 부러워 하더라능… ㅡ,.ㅡ
 

이 폰으로 바꾸고 사용을 해보곤 후회를 좀 했더랬습니다.

먼저 문자를 보낼때 앞에 사용한 스타택 III 보다 자판이 작아 글자 치기가 불편하더군요.

다른 사람처럼 무지 빨리 치진 못했지만, 나름 익숙해져서 “좀 치네”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이 폰으론 그렇게 안되었습니다.

소설 볼때도 폴더형은 아랫부분 잡고 윗 부분을 보면 되니 좋았는데, 이 폰 그렇지 못하고 페이지 넘기기도 살짝 불편.

슬라이드방식이 은근히 불편하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Tstyle 글 위에 있는 받침대를 밀면 그나마 쉽게 밀리는데,

이게 한 1년 지나니 떨어져 버리고, 그 뒤론 꽤 고생했죠. ㅎㅎ

 

외장메모리에 MP3 파일 많이 넣고, 듣는 음악은 좋았습니다.

기본 제공하는 이어폰도 괜찮아서 제 막귀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구요.

GPS내장되어 네비 기능도 지원했습니다. 네비가 없는데 비상용으로 충분하겠더군요.

 

후회를 하긴 했지만, 2년 약정에 위약금 8만원도 은근 아까웠고, 좀 사용에 익숙해 지니 그런대로 무난해서

만약 정말 정말 맘에 드는 폰이 좋은 조건에 나오면 바로 바꿔야지 하며 마음 다독이며 그냥 사용했습니다.



약정 기간 끝나기 한달을 남기고.....지름신이 오십니다.





별 재미도 없는 이야기 너무 길어지는것 같아 살짝 끊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좀 짧게...얼른 끝내지요. ^_^






 

  1. 시티폰수신은 안되고, 발신만 가능한 휴대폰입니다. 즉, 걸수는 있는데 오는건 받을수 없죠.게다가 중계기의 일정거리 안에서만 전화가 되고 근처에 중계기가 없으면 전화를 걸수 없었습니다. 더 웃기는건 중계기와 다른 중계기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게되면 그 자리에 서서 통화를 마쳐야 되죠. 이동중에는 전화를 못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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